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이번 달은 감상 수 자체가 매우 적다. 내 본업에 충실해서 그랬다면 참 좋은 일이겠지만 감상한 작품을 보니 빅뱅이론과 예전에 봤던 것을 다시 본 것들이 주를 이뤘다. 볼 게 없었다는 뜻이다. 그나마 기묘한 이야기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사바하,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같은 보고 싶었던 작품이 나와줘서 다행이었다. 이제 넷플릭스가 거의 아들에게 옥토넛 보여주는 용도가 되어버렸다.
추천1. 기묘한 이야기 시즌3
기묘한 이야기 시즌1, 2는 정말 홀딱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일레븐의 기묘한 매력, 평행세계의 기묘한 매력이 정말 최고였다. 거의 완결된 이야기였지만 평행세계 괴물이 다시 넘어올 기회를 엿보고 있어서 그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싶어 시즌3이 몹시 기대가 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기대에는 조금 못 미쳤다. 기묘했던 비밀이 모두 드러난 상황이라 새로운 기묘한 비밀이 나온다면 좋았을텐데 그런게 없었다. 괴물이 스스로 문을 여는 방법을 알아냈다던거 뭐 그런게 있었어야 했는데 좀 어이없는 이유로 문이 열렸다. 그래서 그저 평범한 괴수물이 되어버렸다. 그게 좀 많이 아쉽다.
하지만 많이 커버린 아이들이 주는 매력이 있다. 일레븐은 점점 더 사랑스러워졌고 아이이 사춘기가 되면서 벌어지는 뭐 10대물 같은 재미도 생겼다. 시즌 3으로 이제 진짜 마무리구나 싶지만 또 모르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추천2. 킬러들의 도시
내가 그동안 이걸 왜 안봤는지 모르겠다. 킬러들의 세계, 킬러들의 규율을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다. 재미있었는데 딱히 어느 부분이 재미있다기보다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추천3. 타코 연대기
먹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류의 시리즈는 챙겨보는 편이다. 타코 연대기는 잘 모르는 세계인 멕시코의 타코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타코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고 타코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아직 다 보진 못했지만 챙겨볼만한 작품이다.
추천4. 어느 일란성 쌍둥이의 재회
19살이 되서야 만난 세 쌍둥이의 이야기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가 싶어 굉장히 흥미로웠다. 둘도 아니고 셋이라니. 만남의 기쁨을 한참 보여준 후에 자연스럽게 왜 그렇게 되었는가 하는 어두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도 만남만큼이나 충격적이다. 너무 놀랍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다룬 좋은 작품이다.
추천5. 사바하
영화관에 잘 가지 못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기다린 작품이었다. 곡성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비슷했다. 신의 존재에 대해서 파고들다가 마지막에 실제로 신의 모습이 묘사되는 부분이 특히 닮았다. 물론 세부적인 묘사나 흐름은 많이 달랐다. 사바하는 비밀을 관객에게만 보여주지 않고 이정재가 연기하는 목사를 통해서 보여준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는데 속물이던 목사가 갑자기 왜 그런 정의감을 불태우며 파고드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목사가 파고들면 장애물도 별로 없이 다 파고들어진다. 시나리오상의 허점이라 생각한다.
추천6.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극찬을 받았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넷플릭스로 볼 수 있었다. 역시나 재미있었다. 거의 코믹스를 보는 느낌의 연출이 특히 좋았고 애니메이션이지만 그웬이 너무 매력적이다. (^^;;;)
비추천1. 샤프트
샤프트가 자꾸 추천 리스트에 나오길래 봤는데... 왜 봤을까... 겉멋만 가득한 내용이었다. 알고보니 예전에 나왔단 샤프트의 후속작의 후속작이었다. 자꾸 샤프트 어쩌구해서 뭔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후속작이라서 그런거였다. 이딴 작품의 전편들을 봐야 이걸 이해할 수 있다니 정말 최악이었다.
비추천2. 포인트 블랭크
캡틴 아메리카로 익숙해진 두 배우 프랭크 그릴로와 앤서니 매키가 나와서 뭔가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나름 괜찮은 흐름이긴한데 너무 뻔한데다 간호사가 무슨 의사처럼 활약하는 것이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왔지만 너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었다.
비추천3.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
시카리오의 후속작이라 너무나 기다렸다. 물론 이미 혹평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 보고 싶었다. 보고나니 전작의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새삼 느끼게 됐다. 분위기는 비슷한데 무게가 달랐다. 전작은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는데 이건 뭐 그냥 무게만 많이 잡는다. 결말도 이상하고 과정도 이상한 그저그런 평작이 되어버렸다.
비추천4. 시크릿 옵세션
자꾸 추천이 되서 쪼금 기대했는데 줄거리를 보고 예상했던 딱 그 내용이었다.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고 구성도 별로였다.
비추천5. 더 포리너
성룡액션 하나 보자 싶어서 봤는데... 내용이 너무 이상했다. 딸이 테러로 죽어서 슬픈건 알겠는데 왜 정부 기관에 가서 딸 죽인 놈 이름을 알려달라고 오히려 테러를 하는건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 심지어 직접적인 테러를 대놓고 하고 있는데 이걸 왜 못잡는건지 말이 안된다.
뭔가 딱히 추천할만한 작품이 없을만큼 이번 달에는 그렇게 감동적으로 본 작품이 없다. 다이어트에 힘쓰느라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