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20분 거리에 사는 부모님과 오랜만에 저녁을 먹기로 했다. (불효자다) 바쁘시다고 해서 덜컥 내가 요리를 해갈테니 아무 준비하지마시라 했다. 덜컥 말은 했는데 무슨 요리를 해야하나 걱정이 앞섰다. 그때 문득 아내의 식탁 채널에서 봤던 쇠고기 편채가 생각났다.
재료 : 1-2인분
- 얇게 썬 소고기 300g
- 여러가지 색의 파프리카, 청피망 1/2개씩
- 영양부추 1/4단
- 양파 1/2개
- 팽이버섯 1/2단
- 소스
- 간장 1T
- 식초 1T
- 설탕 1.5t
- 물 1T
- 연겨자 1t
- 다진마늘 1t
- 후추
순서
- 소고기를 소금, 후추로 밑간한다.
- 파프리카, 피망, 양파를 폭 0.3-0.5cm, 길이 5cm정도로 채썬다.
- 부추, 팽이버섯을 5cm정도 길이로 자른다.
- 소고기에 야채를 얹어 둘둘 만다.
- 팬에 고기를 굽는다.
- 소스 재료를 모두 섞어 소스그릇에 담는다.
완성된 비주얼에 비해서 재료도 간단하고 재료 손질도 간단하고 조리도 너무나 간단하다. 이 요리에 걸림돌이 하나 있다면 비싼 재료비다. 소고기 등심, 안심을 300g 사면 비싸게 살 경우 3만원이 넘는다. 영양부추도 좀 비싸다고 하려고 했는데 고작 2천원이라 소고기에 비해 별거 아니다. 여튼 재료비 전체가 4만원정도다.
물론 조금 싸게 수입산에 다른 부위 고기를 사용해도 된다. 어찌 되었든 고기맛만 내주면 되는거니까. 그리고 돼지고기를 사용해도 나름 괜찮은 맛을 내준다. 해보진 않았지만 전병같은 것을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정도 야채로 1kg 가량의 고기를 편채로 만들 수 있었다. 구입한 고기가 총 1.8kg 정도인데 어쩌다보니 지금 냉장고에 이 정도 야채가 아직도 남아있다. 내일 야채볶음을 해먹을 예정이다.
600g에 84000원, 8800원, 6000원 하는 고기 3종류다. 하나는 한우 안심, 하나는 호주산 설깃살, 하나는 돼지 앞다리살이다. 모두 구워서 맛을 보니 소고기가 좀 더 잘 어울렸고 돼지고기도 나름 괜찮았다. 사실 100g에 12000원이나 하는 고기를 사용하기에는 고기 맛이 중요하지 않은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대충 얇은 소고기 쓰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게 뭐라고 약속 잡고 3일동안 이걸 계속 구워보면서 연습을 하고 매일 매일 이걸 먹었다. 정작 약속한 그날 저녁은 너무 늦게 가서 부모님은 이걸 거의 못드셨다는 슬픈소식. 참! 소스가 아주 맛있다. 이런 고기 요리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월남쌈만큼 쉽고 해놓으면 아주 고급져보이고 엄청나게 맛있는 쇠고기 편채. 고기 사서 이따금 해먹고 싶은 요리다.
2019/8/24 아침. 갑자기 생각나서 또 해먹었다.
과정은 같고 다른 점이 영양부추대신 그냥 부추, 고기는 샤브샤브용 부채살을 사용한 것이다. 아무래도 영양부추가 좀 더 맛이나 씹는 식감이 좋았다. 하지만 고기는 샤브샤브용 아주 얇은 고기라서 그런지 이번 것이 정말 좋았다. 만들때도 그리 어렵지 않았고 익힐때도 좋았고 먹을때도 좋았다. 레시피에는 불고기용이라고 했지만 마트에서 살때는 샤브샤브용 고기를 사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