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값 vs 최솟값
잡담

최소값 vs 최솟값

2016. 12. 26. 19:55

표준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쓰는 현대서울말'이라고 배운다. 언어라는 것은 사실 소통만 되면 되는 것이기에 규칙으로 정할 수 없는 수많은 변형이 있다. 예를 들어 '짜장면'은 한자 외래어이기때문에 외래어 규정에 의해서 '자장면'이라고 쓰고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그게 어디 그렇게 되나. 사람들은 여전히 '짜장면'이라고 말하고 썼고, 결국 국립국어원이 '짜장면'의 복수표기를 허용했다.

오늘 또 그런 일이 있었다. 일하는 중에 최소, 최대의 값을 적은 데이터를 전달받았는데 '최솟값', '최댓값' 이라고 적어놨다. 별생각없이 보다가 한번은 너무 거슬려서 재밌으라고 일부러 이렇게 쓴건가하고 찾아봤다.

최소값은 최솟값의 비표준어

최소값은 최솟값의 비표준어란다. 정말 깜짝 놀랐다. 최솟값은 나에게 굉장히 어색했다. 한번도 최솟값이라고 발음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이 대체 무슨 짓을 한건가 싶어 찾아보니 2012년에 이에 대한 답을 했다.

'한자와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에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날 때 앞 말에 사이시옷을 받치어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이렇게 적는 거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경우에는 한자와 순우리말 결합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사이시옷이 붙지 않는 것이다.

또 하나의 짜장면

'최솟값, 최댓값, 실숫값' 이런 말들은 정말 또 하나의 '짜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최소값'이라고 알고 그렇게 발음하지만 국립국어원이 그렇게 정하고선 '너희가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건 좀 잘못 된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에서 자연스러운 소통이 우선이지 어찌 규정이 우선이란 말인가? 그것도 이 규정은 쉽게 납득이 가지않는다. 언어법칙이 아니라 한자, 순우리말이라는 구분으로 이런 규정을 만들다니.

오래된 거지만 이 규정도 바뀌길 바라며 난 여전히 '최소값', '최대값', '실수값'이라고 사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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