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평등이라는 난제

나에겐 두살 많은 누나가 있다. 대구에서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탓인지 누나는 굉장히 자신에 대한 차별에 민감해했다. 사실 내가 뭘 한 것도 아닌데 누나의 불만을 계속 들어야 했기에 나도 그게 불만이었다. 누나는 대체 왜 그렇게 억울해하는가? 나는 왜 그걸 전혀 못느끼는가?

누나와 아버지로부터 느끼는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 아니 논쟁을 한 적이 있다. 누나는 아버지가 자신에게만 엄격한 통금시간을 정해두고 지키길 강요하고 나에게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했다. 난 그것이 차별이 아니라 여성인 누나를 걱정하는 것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누나만 걱정하고 나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이 차별이 아니냐고 했다.

누나와의 논쟁 이후에 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 남자와 여자는 왜이리 다르게 취급(?)되는가? 과연 남자와 여자는 다른가? 남자들도 각기 다르게 생겼듯 여자와의 차이도 그렇게 이해하면 되는가?


TV에서 나혼자산다를 봤다. 레인보우 멤버들은 지숙이 너무 많은 것을 스스로 한다며 못하는 척을 해야한다고 했다. 남자가 파고들 틈이 없다고. 지숙은 1990년생이니 아직 25살이다. 이 나이의 여자 셋의 대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여성을 '약한 존재', '보호받아야하는 존재'로 말하고 있었다.

누나와 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이제 마흔이 되어가는 누나는 여성이 받는 차별에 대항하는 전사같았다. 누나보다 10년은 늦게 태어난 여자 아이돌은 왜 다시금 나의 부모님 세대처럼 생각하고 있을까? 그렇게 만든 것은 그들의 부모때문일까? 아니면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정말 여자는 저절로 그런걸 원하게 되는 것일까?

남자인 나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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