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근처의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에게 의무휴업을 강제한 이 정책은 박근혜 정부가 어처구니없이 만든 규제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몇몇 곳은 대형마트가 나머지 상권을 죽이기도 했겠지. 하지만 대형마트가 무슨 동네마다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를 타고 갈텐데 몇몇 사례를 가지고서 전체에 적용하는 말도 안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면 분명히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대형마트와 그 상권의 매출변화를 비교해가며 분명히 리포트가 발표되었을 것이다. 이런것을 안했을리가 없다. 하지만 그런 리포트는 본 적이 없고, 오히려 쿠팡이나 마켓컬리같은 마트를 대체하는 당일배송, 로켓배송 업체만 더 커졌다는 뉴스만 본 것 같다.
대형마트, 시장 모두 손해인데다 심지어 소비자인 나같은 사람에게도 손해다.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재래시장이 전혀 없다. 아파트 단지 사이 상가에 자그마한 야채가게와 반찬가게, 정육점이 있을 뿐이다. 심지어 일요일에는 모두 문을 닫는다. 대형마트에서만 장을 볼 수 있다. 제법 큰 규모의 마트가 있긴한데 대부분 대형마트의 분점같은 것들이어서 이들도 모두 대형마트 규제에 영향을 받는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 마트 등)
이 정책때문에 나는 격주 일요일에는 어떤 곳에서도 장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데 초반에는 격주로 찾아오는 이 공백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일요일에 장볼 생각에 토요일까지 모든 재료를 소진했는데 일요일이 되니 아무 것도 살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백화점 식품관에서 장을 봤다. (와... 비싸더라)
불평을 하자면 끝도 없으니 이쯤에서 정리하면 1. 의도했던 효과가 없고, 2.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이 정책은 폐지를 진작에 했어야 했다고 본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반대하는 의견이 몇몇 소개된다.
여전히 전통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만약 이 것이 사실이라면 난 그 동네만 전통시장을 위해 휴업을 하도록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왜 우리 동네같이 상관없는 곳도 영향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말만 그렇게 하지말고 데이터를 좀 제시하면 좋겠다.
두번째는 대형마트 근로자의 휴식 보장을 위해 휴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방법이 그것뿐인가? 정부가 해야할 일은 휴업을 해라마라가 아니라 근로자의 근로여건 개선을 관리 감독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휴업을 하던지 말던지 모르겠지만 휴업을 할 때와 같은 수준으로 근로자 휴식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해야한다. 그 결과로서 휴업이 결정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휴업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아무쪼록 이 정책의 폐지도 부드럽게 좀 진행되면 좋겠다. 서로 의견을 듣고 데이터를 비교해가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걸 못하는 정부다. 박근혜도 윤석열도... 한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