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 PC를 구매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데스크탑 PC를 사용했던 건 아마도 군대를 가기 전이었을거다. 2004년. 군대를 갔다오면서 내 PC는 모두 사라졌고 그 후로는 데스크탑은 사용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사람 소유의 PC나 회사의 PC는 제외다) 그 이후에는 노트북만 사용했던 것 같다.

처음 사용했던 노트북은 에버라텍 6100 모델이었다.

에버라텍 6100

없는 살림에 노트북은 하나 가져보겠다고 15인치에 3kg에 육박하는 이 노트북을 들고 다녔다. 분당에서 홍대까지 매일 왔다갔다 했으니 참... 지금 생각하면 대단하다 싶다. 그래도 나름 잘 사용했었다. 이 당시에 우분투 7.04 가 나오면서 이 노트북에 처음 설치했었다. (그래픽 칩셋이 이상한 거라 참 고생했었지...)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바로 뒤에 이 녀석이 있다. 이따금 추억을 떠올리며 켜보긴 했는데 메인보드가 맛이 간 상태라 금새 꺼져버렸다. 사용안하게 됐을 때 바로바로 중고로 처분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걸 잘 못해서 아직도 가지고 있고 버리지도 않고 있다.

맥북

어쩌다보니 졸업과 함께 취업이 되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회사에서는 자유롭게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맥북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나름 폼나는 녀석이었다. 플라스틱 바디였고 배터리 교체가 가능했었다. 그 땐 맥을 전혀 활용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우분투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여기다가 설치해서 우분투처럼 썼었다. 심지어 메일 프로그램도 썬더버드를 썼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하는 짓이었나 싶다.

이렇게 활용을 제대로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계속해서 맥북을 사용했었다. 메인은 아니고 웹서핑 용도로 ;;; 그리고 회사에서 지급받은 노트북을 늘 들고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집에서 사용하던 에버라텍은 더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iMac

결혼을 하면서 커다란 선물이 오갔다. 고가의 가전제품, 집, 반지 등등 많은 것이 오갔는데 그 중에 iMac이 껴있었다. 일종의 결혼 예물인거다. 맥북은 많이 사용했지만 아이맥은 처음이라 조금 신기했는데 결국 이것도 맥이다보니 고정된 위치에 있는 맥북느낌이다.

그러고보니 이건 데스크탑이라고 봐야하는 건가? 음... 이건 데스크탑이긴 하지만 뭔가 다르다. 노트북처럼 전원선만 연결했잖아! (라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대본다)

new 데스크탑

지금까지의 컴퓨터는 오롯이 나를 위한 장비였다. 근데 결혼을 하면서는 조금 달라졌다. 나는 대부분 회사 노트북을 품에 안고 살고 있고 집에 있는 컴퓨터는 거의 아내가 사용하는데 내가 편한 장비만 가득하니 아내는 늘 불편하다 했었다. 그래서 지름신이 온 김에 막 사보기로 했다.

이 PC는 다나와의 표준 PC다. 왜 조립하지 않고 이런 걸 샀냐면 내가 컴퓨터 부품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어릴 땐 지인들의 컴퓨터를 고쳐준다며, 조립해준다며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그것도 엄청나게 관심이 많아야 가능한 일이지 지금처럼 맥만 쓰다보면 어느새 개별 부품은 전혀 모르는 상태가 된다.

앗! 근데 왜 내가 샀을 때보다 가격이 더 내려갔지? ㅠㅠ 며칠만에 이럴수가... 괜히 아깝다.

주변기기들

PC를 사면서 그동안 전혀 관심없었던 물품도 2개를 같이 샀다. 바로 스피커무선랜카드다. 스피커는 당연히 PC에선 소리가 안나니까 산건데 무선랜카드를 산 이유는 방에 유선랜 연결이 안되기 때문이다. 분명히 벽에 랜포트가 있는데 KT 기사님이 뜯어보시곤 인테리어를 하면서 잘못 연결해서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거실에서 여기까지 랜선을 연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어쩔 수 없이 무선 랜카드를 구매했다.

너무 저렴이를 사면 중간에 인터넷이 안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할까봐서 조금 돈을 썼다. 역시 돈을 쓴 보람이 있는지 이 녀석은 참 이쁘고 연결도 잘 된다.


이렇게 나의 new 데스크탑이 생겼다. 윈도우 10 업그레이드 하느라 조금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OS 설치도 금방 끝나고 모든 설정이 완료되었다. 막상 데스크탑이 있어도 별다른 거 할 건 없지만 그냥 괜히 기분이 좋다. 그래픽카드를 일부러 좋은 것으로 선택했으니 게임이나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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