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문이 이관일, 남영동 대공분실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곳은 이전에 들어는 봤지만 영화 남영동 1985를 보기 전까진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시설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다는 것도, 심지어 자주 가던 곳에 있다는 것도.
남영동 대공분실은 아내가 공부하는 숙명여대 바로 앞에 있다. 그 동네가 조금 복잡한 동네라 그 건물인 줄 몰라서 그랬지 이전에도 분명히 봤을 것이다. 오늘 숙명여대까지 간김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남영동 대공분실 이관식
처음가는 거라 조금 해멨지만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건물에 도착했다. 분명히 경찰인권센터로 활용되고 있고 관람도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문앞에 스피커도 설치되어 있고 앞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관람이 안되는 줄 알고 아쉬워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늘 뭔가 행사를 하는 거였다. 대공분실 이관식이라고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낙연 총리도 참석했다고.)
나의 목적은 대공분실 관람이었기 때문에 행사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들어갔다. 입구에는 기념관을 오픈한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커다란 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5층 고문실
엘리베이터가 있었지만 할아버지들이 많이 보여 계단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말로만 듣던 철제 계단이 있었다. 눈을 가리고 이 계단을 올라가면 공포감이 커진다고 한다. 방향감각도 상실되고 몇층까지 올라왔는지도 모르게 되는 이 계단. 한참 올라가다 조금 힘들다 싶으니 5층에 도착했다.
5층엔 여러개의 고문실들이 있었다. 방마다 화장실, 세면대가 있었는데 리모델링되었다고 하는데도 아주 공포스러웠다. 515호와 몇호인지는 기억나진 않지만 박종철님이 고문당한 곳은 기념실과 추모실로 꾸며져 있었다. 알고보니 515호는 영화 남영동 1985의 주인공인 김근태님이 고문당했던 곳이라고...
4층 기념관
4층은 기념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한 곳은 박종철 기념관이었고 한 곳은 아직 구성이 덜 끝나있었다. 박종철 기념관은 박종철의 어린시절과 투옥당시 집으로 보낸 서신들이 있었다. 대공분실에는 들어온 날 죽었으니 여기에서의 흔적은 아닐 것이다.
첫번째 방문이 이런 뜻 깊은 날이라니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더 있다가 이관식도 보고 이낙연 총리님도 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시간이 없어서 그 소식은 기사로만 접하기로 했다. 기사로 접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수많은 취재차량과 많은 기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실제로 처음봤는데 꽤나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아직 영화 1987을 보지 못했는데 봐야겠다.
- 박종철 기념사이트: http://870114cheol-a.org/